← 목록으로

영어 잘하는 척, 딱 걸리는 순간

문법은 완벽했다. 근데 그 표현, 아무도 안 쓴다.
5분 읽기 0

솔직히 나도 했다.

미국 와서 처음 몇 달은 진짜 필사적으로 "영어 되는 사람" 연기했어. 상대방이 뭔 말 하면 일단 "Yeah, totally"라고 하고, 속으로는 '방금 뭐라고 한 거지?'를 무한 반복하는 그 시절. 친구들이랑 농담 주고받을 때 타이밍 맞춰서 웃었는데 — 뭔 말인지도 모르고.

아 진짜, 지금 생각하면 얼굴 빨개진다.

근데 나만 그런 게 아니었어. 한국인 73%가 영어 회화 중 모르는 표현을 아는 척한 경험이 있다는 통계가 있는데, 그 중 62%가 그 자리에서 바로 들켰다고 했어. 즉, 아는 척 한 사람 중 절반 이상이 즉석에서 발각된다는 거. 성공률이 38%밖에 안 돼. 카지노보다 낫지만 그렇다고 좋은 건 아니잖아ㅋㅋ


들키는 건 발음이 아니야

이게 진짜 반전인데.

영어 학원 강사들한테 물어보면, 한국 사람들이 가장 많이 들키는 순간이 발음 때문이 아니래. 오히려 문법적으로는 완벽한데, 아무도 안 쓰는 표현을 쓸 때 원어민들이 "어?" 하고 멈춘다는 거야.

대표적인 게 이런 것들.

교과서 영어 (아무도 안 씀)실제로 쓰는 영어
"I am very happy to meet you.""So nice to meet you!"
"I would like to utilize this opportunity.""I wanna make the most of this."
"It is difficult for me to understand.""I'm totally lost." / "You lost me."
"I am fine, thank you.""Good, good! You?"

"I am fine, thank you"가 제일 웃겨. 이거 진짜 아무도 안 써. 원어민한테 "How are you?" 들었을 때 "I am fine, thank you, and you?"라고 하면... 얘 교과서로만 배웠구나, 라는 게 instantly 티 나거든.


내가 진짜 들킨 순간 — 홍대 스타벅스 아니고 보스턴 던킨에서

대학원 1학기 때 보스턴 올리버 스트리트 근처 던킨에서 있었던 일이야.

카운터 직원이 주문 받으면서 "You wanna try our new drink? It's got oat milk and—" 뭐라 뭐라 했는데 나는 이미 "oat milk" 다음부터 못 알아들었어. 근데 자존심 때문에 그냥 "Oh yeah, sounds good!" 했거든.

나온 건 달디단 캐러멜 뭔가였는데 나 원래 단 거 못 먹어.

그냥 다 마셨어. 한 마디도 못 하고. 들키기 싫어서.

...이게 literally 영어 울렁증의 정수야. 불편함을 표현하지 못해서 그냥 참는 것. 아 이건 좀 극단적인 예시긴 한데, 진짜로 이런 소소한 순간들이 쌓여서 영어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기거든.


왜 이렇게 되는 걸까 — 수동적 이해 vs 능동적 사용

언어 연구에서 '수동적 이해'와 '능동적 사용' 사이의 격차가 평균 35%라는 게 있어.

무슨 말이냐면 — 알아듣는 것과 직접 말할 수 있는 것 사이에 35% 구멍이 있다는 거야. 들으면 이해되는데 막상 입 열면 안 나오는 그 느낌. 한국어로도 경험해 본 적 있잖아, 글에서는 아는 단어인데 말할 때는 생각이 안 나는 그거.

근데 한국 영어 교육이 이 구멍을 완전히 무시하고 달려온 거야. 읽기, 듣기, 문법 — 다 수동적 이해 쪽이잖아. 그러니까 수능 영어 1등급인데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 못 하는 이상한 상황이 생기는 거고.

솔직히 이 부분에서 나 좀 빡치는데 — 토익 만점 받은 사람이 미국 스타벅스에서 주문을 못 하는 경우를 나 실제로 봤어. 진짜야. 시험 영어랑 생활 영어가 그냥 다른 언어 수준이야. 시험에 "I would like to place an order for a grande-sized beverage" 같은 게 나오면 맞히는데, 막상 캐셔가 "What size?" 빠르게 물어보면 얼어버리는 거...

아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면.


들키지 않는 것보다, 덜 무서워지는 게 목표야

틀린 목표맞는 목표
들키지 않기들켜도 괜찮아지기
완벽하게 말하기일단 말 꺼내기
원어민처럼 들리기하고 싶은 말 전달하기
모르는 걸 숨기기"다시 말해줄 수 있어요?" 하기

"Could you say that again?" 또는 더 캐주얼하게 "Sorry, say that again?" — 이 한 문장이 진짜 게임체인저야.

근데 이걸 말하는 게 창피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엄청 많아. 한국에서 "모른다"고 하면 뭔가 지는 느낌이랄까... 근데 미국에서는 이거 그냥 일상 대화야. 원어민끼리도 "What? Say that again" 수도 없이 해. ㄹㅇ로.


그래서 어디서부터 시작해?

완벽한 문장 만들려고 입 다물고 있는 게 제일 위험해.

0.5초 안에 안 나오면 영원히 안 나와. 뇌가 "위험 상황 감지" 모드로 가버려서 언어 처리 능력 자체가 떨어지거든. 그러니까 틀려도 일단 시작하는 연습을 반복해야 해 — 실전 대화를 많이 해보거나, 실전처럼 느껴지는 연습이라도.

나도 그래서 트이다에서 이런 짧은 표현들부터 익히는 걸 만들고 있는 거야. 교과서 영어 말고, 실제로 쓰이는 반응 표현들.

들키는 게 창피한 게 아니야. 들킨 다음에 아무것도 안 배우는 게 문제지.

근데 솔직히... 나 그 던킨 캐러멜 음료, 지금은 먹을 수 있게 됐어. 그게 실력인지 입맛이 변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ㅋㅋ


앱 쓸 거면: 초보 → 트이다, 중급 → 스픽, 듣기 → 케이크

영어, 이미 알고 있잖아.

말 안 해본 거야. 오늘 시작해봐.

트이다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