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말할게.
나도 미국 오기 전에 영어 이메일을 꽤 자신 있게 썼어. 토익 점수도 나쁘지 않았고, 학교에서 배운 비즈니스 영어 표현들도 열심히 외웠고. 근데 실제로 미국 회사 사람들이랑 이메일 주고받기 시작하면서 뭔가 이상하다는 걸 느꼈어. 내 이메일에 답장이 좀... 짧았달까. 형식적이었달까. 상대방이 나를 살짝 멀게 느끼는 것 같은 그 미묘한 감각.
나중에 알았어. 내가 쓴 표현들이 틀린 게 아니라 — 어색했던 거야. 문법적으로 맞는데 뉘앙스가 틀린. 그게 사실 더 고치기 어렵거든.
"Please kindly" — 이거 진짜 아무도 안 써
한국인이 영어 이메일 쓸 때 가장 많이 쓰는 표현 중 하나가 "Please kindly ~" 야.
"Please kindly review the attached document."
"Please kindly confirm the meeting time."
근데 이거... 영어권 직장인한테 보여주면 대부분 살짝 웃어. 왜냐면 please 자체가 이미 "부탁한다"는 의미고, kindly도 "정중하게 부탁한다"는 의미라서 — literally 같은 말을 두 번 하는 거야. "부탁합니다 부탁드립니다" 이런 느낌이랄까.
더 문제인 건, 이게 오히려 차갑게 들릴 수 있다는 거야. 과도하게 격식을 차리면 거리감이 생겨. 영어권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은 정중하되 자연스러운 걸 훨씬 선호하거든.
| 한국인이 자주 쓰는 표현 | 네이티브가 실제로 쓰는 표현 |
|---|---|
| Please kindly review this. | Please review this. / Could you review this? |
| Please kindly confirm. | Please confirm. / Can you confirm? |
| Please kindly let me know. | Let me know! / Please let me know. |
그냥 kindly 빼면 돼. 진짜로. 더 자연스러워져.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 이거 이제 진짜 구식임
아 이거 얘기하면 좀 미안하긴 한데...
이 표현, 2010년대 초반까지는 괜찮았어. 근데 지금은 미국이나 영국 직장인의 70% 가까이가 이걸 보면 "또 이 인사네"라고 생각한대. 너무 뻔해서 오히려 진정성이 없다고 느끼는 거야. 마치 "별일 없으시죠?" 를 형식적으로 말하는 것처럼.
요즘 추세는 훨씬 직접적이거나, 아니면 진짜 개인적인 한 마디를 넣는 거야.
| 구식 표현 | 요즘 표현 |
|---|---|
|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 Hope you're doing well! (짧고 캐주얼) |
| I hope you are doing great. | Quick question — (바로 본론) |
| Trust this email finds you in good health. | Thanks for your time on [topic]. (맥락 연결) |
진짜 친해진 사이면 그냥 "Hey [이름]," 하고 바로 본론 들어가는 경우도 많아. 이게 오히려 더 자신감 있어 보여.
내가 실제로 망했던 그 이메일 얘기
LA 에 처음 왔을 때 — 아마 코리아타운 근처 작은 스타트업이었는데 — 거기 CMO한테 파트너십 제안 이메일을 보낸 적이 있어. 완전 공들여서 썼어. 진짜.
근데 첫 줄이 이랬어:
"Dear Mr. Johnson,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Please kindly review the attached proposal at your earliest convenience, and please kindly let me know if you need any further information."
...ㄹㅇ 지금 보면 손발이 오그라들어 ㅋㅋ
답장이 일주일 뒤에 왔는데, 딱 두 줄이었어. 예의 바르긴 한데 완전히 사무적인. 나중에 그 회사 다른 사람이랑 친해졌을 때 솔직하게 물어봤더니 — "네 이메일이 좀 딱딱하게 느껴졌대. 뭔가 AI가 쓴 것 같았다고."
2024년에 AI가 쓴 것 같다는 소리를 2015년에 들었어. 그만큼 어색했던 거지.
"Let me know if you need any further information" — 맥락이 중요해
이 표현 자체는 틀리지 않았어. 근데 한국인들이 이걸 거의 모든 이메일 끝에 붙이는 습관이 있거든. 요청 이메일에도, 답변 이메일에도, 심지어 미팅 후 follow-up에도.
문제는 맥락이 안 맞을 때야.
예를 들어 상대방이 나한테 뭔가를 요청했는데, 내가 거기 답변하면서 "Let me know if you need any further information"이라고 하면 — 이게 약간 어색해. 내가 뭔가를 더 설명해야 할 상황이면 "Feel free to reach out if you have questions" 가 더 자연스럽고, 내가 뭔가를 요청하는 상황이면 저 표현이 아예 맞지 않아.
아 그리고... 솔직히 이거 계속 반복하면 상대방 입장에서 "이 사람 이메일 템플릿 쓰나?" 싶거든. 개인적인 느낌이 없어지는 거야.
이렇게 바꿔봐:
- "Happy to answer any questions!" (훨씬 따뜻하고 캐주얼)
- "Let me know if anything's unclear." (더 구체적)
- "Feel free to reach out." (짧고 자연스러움)
근데 결국 핵심은 이거야
문법이 아니야. 뉘앙스야.
영어 이메일에서 한국인이 자주 틀리는 표현들의 공통점이 뭔지 알아? 전부 "문법적으로는 맞는데 인간이 실제로 쓰는 말 같지 않은" 표현들이야. 교과서에서 배웠거나, 인터넷에서 "formal business English" 검색해서 나오는 표현들. 근데 정작 그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은 그렇게 안 써.
이걸 고치는 가장 빠른 방법이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 솔직히... 아 이건 좀 아닌데, 다시 말하면 — 빠른 방법은 없는데, 덜 느린 방법은 있어. 실제 이메일을 많이 읽는 거. 미국 뉴스레터나 유명 스타트업들의 공개 이메일 캠페인 같은 거 — 그게 교과서 영어보다 훨씬 실용적이야.
그나저나 너는 혹시 이메일 시작할 때 뭐라고 써? 아직도 "I hope this email finds you well" 쓰고 있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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