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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고하세요'를 영어로 번역하려다 깨달은 것

영어에는 이 말이 없다. 근데 더 충격적인 건 — 개념 자체가 없다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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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처음 직장 생활 할 때였어. 한국에서 하던 습관대로 퇴근하는 동료한테 뭔가를 말하고 싶었는데, 입에서 아무것도 안 나오는 거야.

"수고하세요"를 영어로 하면... 뭐지?


"수고하세요"를 영어로 검색해봤더니

구글 번역기는 "Thank you for your hard work"라고 해. Papago는 "Good work today" 또는 "Take care"라고 하더라.

근데 다 틀렸어. 느낌이 완전히 달라.

"Thank you for your hard work"는 — 이건 진짜 공식적인 거잖아. 평가자가 피평가자한테 하는 말 같은 느낌. 팀장이 연말 평가할 때나 쓸 법한 말을 동료한테 매일 퇴근할 때 쓰면? 미국 사람들 표정 상상해봐. 헐.

"Good job"이나 "Nice work"는 또 다른 문제가 있어. 이건 칭찬이야. 수고하세요는 칭찬이 아니잖아. 그냥... 같이 하루 버텼다는 연대의 말인데.


결국 미국인들은 뭐라고 하냐면

솔직히 말하면, 그냥 "Bye!", "See you tomorrow!", "Have a good one!" 이게 다야.

상황한국어미국 영어
동료 퇴근할 때수고하세요 / 먼저 들어가겠습니다"See you!" / "Bye!"
오래 일한 사람한테정말 수고가 많으셨어요"Thanks for everything" (그냥 고마움)
전화 끊을 때수고하세요"Take care" / 그냥 "Bye"
팀 프로젝트 끝난 후다들 수고하셨습니다"Great job, everyone!" (결과 칭찬)

보여? 미국 영어는 전부 결과나 감사에 집중해. "수고"라는 행위 자체, 즉 힘들었던 과정을 인정해주는 말이 literally 없어.


근데 이게 단순한 번역 문제가 아니야

처음엔 그냥 "어, 영어에 단어가 없네" 정도로 생각했거든. 근데 아니야. 이건 문화 자체가 다른 거야.

한국에서 "수고하세요"는 상대가 힘들었다는 걸 전제로 해. 일 = 고생이라는 인식이 깔려있는 거지. 그리고 그 고생을 내가 봐줬다, 알아줬다 — 그게 이 말의 핵심이야.

미국은 달라. 일이 힘들었냐 안 힘들었냐를 굳이 언급 안 해. 그냥 "내일 봐!" 하면 끝이야. 상대의 수고를 매번 공식적으로 인정해주는 문화 자체가 없다고.

아 그리고 이거 알면 더 충격인데 — 일본어에는 비슷한 표현이 있어. "ご苦労さま(고쿠로사마)"가 그건데... 근데 이건 상사가 부하직원한테만 쓰는 말이야. 위에서 아래로만 흐르는 일방통행. 한국처럼 동료끼리, 심지어 부하가 상사한테도 "수고하셨어요" 하는 쌍방향 문화가 아니야. 그 유연함이 한국어에만 있는 거더라고.

...아 이거 설명하다 보니까 갑자기 한국 직장 문화 얘기를 엄청 하고 싶어지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쓸게.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면 — "수고하세요"는 번역이 안 되는 게 아니라, 번역될 문화적 공간이 영어에 없는 거야.


내가 직접 겪은 그 순간

보스턴 어딘가 — 정확히는 캠브리지에 있는 스타트업에서 일할 때였어. 한국 교포 동료가 있었는데, 이 사람이 퇴근할 때 나한테 "Soo-go!" 라고 그냥 한국어 발음으로 하는 거야. 미국인 동료들이 "뭐라고?" 하니까 이 친구가 설명을 시작했거든.

"음... it's like acknowledging someone's effort? Like, I see you worked hard today?"

미국인 동료가 잠깐 생각하더니 한 말이 — "Oh, so it's like... emotional validation for labor?"

ㅋㅋㅋ 맞는 말인데 왜 이렇게 웃기지. Emotional validation for labor. 이게 수고하세요야.

그 미국인 동료, 그 이후로 한동안 퇴근할 때 "Soo-go!" 하고 나갔어. 발음은 엉망이었지만.


그래서 실제로 뭐라고 해야 해?

완벽한 번역은 없어. 근데 상황별로 가장 가까운 표현은 있어.

한국어영어 (가장 자연스러운 대체)뉘앙스 차이
수고하세요 (퇴근 인사)"Have a good evening!" / "See you tomorrow!"수고 인정 없음. 그냥 작별
수고하셨어요 (마무리 후)"Thanks for your help today"고마움으로 치환됨
다들 수고하셨습니다"Great work, everyone"결과 칭찬으로 치환됨
수고스럽겠지만..."I know this is a lot to ask, but..."그나마 제일 가까움

"I know this is a lot to ask" — 이게 사실 제일 수고하세요 정신에 가깝지 않나 싶어. 상대가 힘들 거라는 걸 미리 인정해주는 말이니까.


번역이 안 된다는 게 뭘 의미하냐면

언어를 배운다는 게 단어를 외우는 게 아니라는 거, 머리로는 알잖아. 근데 "수고하세요"가 영어로 없다는 걸 깨달은 순간 그게 진짜로 느껴졌어.

한국어를 쓰는 사람은 매일 출퇴근할 때마다 상대의 노고를 인정하는 의식을 치르는 거야. 무의식적으로. 영어권 사람은 그 의식 자체가 없어. 나쁜 게 아니라 — 그냥 다른 거야. 서로 다른 방식으로 서로를 챙기는 거지.

근데 그걸 모르면? 한국 사람이 미국 직장에서 뭔가 허전하다고 느끼는 이유가 여기에 있을 수도 있거든. 아무도 "수고했어"를 안 해줘서. 그냥 다들 "bye!" 하고 나가버려서...

이게 단순히 표현 하나의 문제일까, 아니면 직장 문화 전체의 온도 차이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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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미 알고 있잖아.

말 안 해본 거야. 오늘 시작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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