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목록으로

미팅에서 'I agree'만 하다가 집에 가서 이불 킥한 적 있지?

영어 실력이 없는 게 아니야. 말을 꺼내는 법을 몰랐던 거야.
5분 읽기 0

나도 그랬어

첫 번째 영어 미팅. 뉴욕 오피스랑 화상으로 연결되는 거였는데, 준비를 엄청 했거든. 전날 밤에 내가 하고 싶은 말 다 영어로 써두고, 발음도 연습하고. 근데 막상 미팅 시작되니까 — 그냥 얼어버렸어.

누군가 발언하면 "I agree." 누군가 제안하면 "That sounds good." 30분짜리 미팅에서 내가 한 말이 그게 전부였어. 회의 끝나고 팀장이 뭔가 나한테 기대하는 눈빛으로 봤는데, 나는 그냥 노트북 화면만 봤지. 그날 집에 가는 지하철에서 진짜 창문에 이마 박고 싶었음.

근데 나중에 알았어. 이게 나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거.


72%가 침묵한다고? 그게 나잖아

조사를 보면 한국 직장인 72%가 영어 미팅에서 침묵하는 경향이 있대. 영어를 못해서가 아니야. '발언할 용기'가 없어서. ㄹㅇ 이 차이가 엄청 중요한데, 한국에서 10년 영어 공부하면 문법은 알아. 독해도 돼. 근데 아무도 "의견 내는 법"을 안 가르쳐줬잖아.

학교에서 배운 영어가 뭐야. 빈칸 채우기. 해석. 선택지 고르기. 내 생각을 즉흥적으로 영어로 말하는 연습? 없었지. 그러니까 미팅에서 얼어붙는 거 당연한 거야, 어떻게 보면.

솔직히 나는 이게 개인의 문제라기보다 시스템 문제라고 생각해. 근데 그 얘기 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근데 'I agree'만 하면 진짜 손해야

아 이건 진짜 불편한 진실인데.

글로벌 기업들이 평가하는 거 보면, 단순 동의만 반복하는 직원이 승진 평가에서 눈에 띄게 낮은 점수를 받는다는 거야. 왜냐면 미국이나 유럽 직장문화에서 "I agree"만 하는 사람은 — 솔직히 말하면 — 없는 사람이거든. 회의에 참석은 했는데 기여가 없는 사람.

한국이랑 미국의 회의 문화 차이가 여기서 진짜 크게 갈려.

한국 직장 회의미국/글로벌 직장 회의
침묵의 의미"동의함", "생각 중""준비 안 됨", "관심 없음"
반박하는 것분위기 깨는 것오히려 똑똑해 보이는 것
질문하는 것모르는 거 드러내는 것적극적 참여의 신호
"I agree"만 하면무난한 사람존재감 없는 사람

이 표 보면 뭔가 억울하지 않아? 한국에서 잘 하던 방식이 글로벌 미팅에서는 마이너스가 되는 거니까. 근데 억울해도 이게 현실이야.


10초가 입을 닫게 만들어

영어 울렁증이 있으면 발언 기회가 생겼을 때 머릿속에서 이런 게 일어나:

  1. 하고 싶은 말이 한국어로 먼저 떠오름
  2. 그걸 영어로 번역하려고 함
  3. 단어가 안 떠오름
  4. "나중에 말하자"고 미룸
  5. 그 타이밍이 지나가버림

이게 평균 10초래. 10초면 짧은 것 같지만 미팅에서 10초 침묵은 — 체감상 1분이야. 그러니까 자동으로 입이 닫히는 거고.

근데 진짜 문제는 이 패턴이 반복되면서 "나는 영어 미팅에서 말 못 하는 사람"이라는 자기 이미지가 굳어진다는 거야. 한 번 그렇게 되면 빠져나오기가 개 힘들어.


'I agree' 말고 뭐라고 해?

아 이게 핵심인데, honestly 이게 표현 몇 개만 알아도 달라져.

"I agree"에서 딱 한 단계만 올라가는 거야. 동의를 하되, 뭔가를 더 얹는 거.

상황하던 말이렇게 바꿔봐
그냥 동의할 때I agree.I agree, and I think we could also...
확인하고 싶을 때(침묵)Just to clarify — are you saying...?
의견 다를 때(그냥 넘김)That's a good point. I was thinking a bit differently though...
시간이 필요할 때(뚝)That's interesting — let me think about that for a second.
뭔가 제안할 때I agree.I agree. Actually, what if we...?

"Just to clarify —" 이거 진짜 좋아. 이게 literally 만능이야. 모르겠을 때, 확인하고 싶을 때, 시간 벌고 싶을 때 다 써먹을 수 있거든. 그리고 영어 원어민들도 엄청 많이 써서 전혀 이상하지 않아.


아 어쨌든, 표현보다 먼저 필요한 게 있어

표현 외우는 것도 중요한데 — 사실 나는 그것보다 "말을 꺼내는 허들"을 낮추는 게 먼저라고 생각해.

홍대에서 어학원 다니던 친구가 있어. 토익 900 넘고, 원서도 술술 읽는데, 외국인 앞에서 말 한마디를 못 해서 나한테 연락했거든. 왜냐면 걔는 한 번도 "틀려도 괜찮은 환경"에서 말해본 적이 없었던 거야. 항상 평가받는 환경 — 시험, 수업, 발표 — 에서만 영어를 했으니까. 그러니까 입이 열릴 리가 없지.

영어 울렁증은 실력 부족이 아니야. 경험 부족이야. 틀려도 되는 상황에서 말해본 경험.

그게 쌓이면 — 미팅에서도 입이 열려. 아주 천천히, 근데 확실히.


앱 쓸 거면: 초보 → 트이다, 중급 → 스픽, 듣기 → 케이크

영어, 이미 알고 있잖아.

말 안 해본 거야. 오늘 시작해봐.

트이다 시작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