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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생활 6개월 차에 깨달은 것: 영어 실력보다 중요한 게 있다

토익 950점이었는데 회의에서 입을 못 열었다. 문제는 영어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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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영어 못 하는 사람 아니었거든

솔직히 말하면, 나 한국에서 영어 꽤 한다는 소리 들었어. 수능 영어 1등급, 토익 950, 영어 스터디도 했고 CNN 뉴스도 들었어. 근데 시카고 와서 처음 6개월 동안 — 진짜로 — 회의에서 입을 한 번도 못 연 적 있어.

왜인지 알아?

내가 "무슨 말을 해야 하는지"는 알았는데, "언제 어떻게 껴들어야 하는지"를 몰랐거든. 그 차이가 생각보다 엄청났어.


6개월 차에 진짜로 무너진 날

Evanston에 있는 사무실이었는데, 팀 브레인스토밍 미팅이었어. 내 아이디어가 있었고, 영어로 말할 준비도 됐었어. 근데 미국 동료들이 말하는 방식이 — 서로 말 잘라가면서, 웃으면서, 중간에 "wait wait wait" 하고 끼어들면서 — 너무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거야. 나는 내 "차례"가 오길 기다렸어. 근데 그 차례가 안 왔어. 미팅 끝나고 매니저가 "넬슨, 오늘 어땠어?" 물어봤을 때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어.

집에 오면서 진짜 충격이었어. 영어 문제가 아니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어.


영어보다 먼저 무너지는 것들

한국에서 익힌 것미국에서 실제로 필요한 것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틀려도 일단 말하는 배짱
순서 기다리기, 예의 바르게흐름 읽고 능동적으로 끼어들기
"네, 알겠습니다" 반사적 수긍"왜요?" "동의 안 해요" 당연하게 말하기
상사 의견에 맞추기의견 충돌을 관계 문제로 안 보기
발표 준비 철저히즉흥적 의견 표현에 익숙하기

ㄹㅇ 이 표 보면 알겠지만, 영어 공부를 아무리 해도 채워지지 않는 부분이 있어.

한국 유학생들 GPA 평균이 3.8이 넘는데도 현지 취업 성공률이 15%밖에 안 된다는 거 알아? 처음에 이 숫자 봤을 때 진짜 멍했어. 공부를 그렇게 잘해도... 결국 '자기 표현'이랑 '문화 코드 읽기'에서 걸린다는 거잖아.


아 그리고 이건 진짜 아무도 안 알려줘

한국인들이 미국 생활 6개월에서 1년 사이에 제일 힘들어하는 게 뭔 줄 알아? 언어 장벽이 아니야. '의사결정 속도의 차이'랑 '수평적 관계'야.

한국에서는 뭔가 결정할 때 위에서 내려오잖아. 근데 미국 팀에서는 internㄴ도 의견 내고, 신입이 팀장한테 바로 반박하고, 회의가 30분 안에 결론 나. 처음에 이게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아 이거 얘기하면 진짜 길어지는데 — 나 한번은 미국 팀장한테 "I think your approach might not work because..."라고 했더니 그 팀장이 "Oh interesting, why?" 하고 메모를 꺼내는 거야. 한국에서 그러면 어떻게 됐겠어. 그 순간 뭔가 literally 세계관이 바뀐 느낌이었어.

...아 어쨌든 본론으로 돌아가면, 이게 영어 실력이랑 관계없다는 거야. 이건 문화적 세팅의 문제야.


영어 실력이 "이 정도면 됐다"가 되려면

솔직히 내 hot take 하나 말하면 — 토익 만점 받고도 미국 스타벅스에서 주문 못 하는 사람 실제로 봤어. 반대로 영어를 엄청 못해도 미국에서 팀장된 한국인도 봤어. 그 사람은 영어가 완벽하진 않았는데 의견이 명확했고, 사람 읽는 능력이 있었어.

영어가 필요 없다는 얘기가 아니야. 당연히 필요해.

근데 영어는 "도구"인데, 우리가 너무 오래 영어 자체를 "목표"로 공부해왔어. 완벽한 발음보다 명확한 문장 구조가 중요하고, 긴 단어보다 맥락 파악이 중요하다는 거 — 이게 미국 직장인들이 실제로 쓰는 능력이야.


그래서 6개월 차 나한테 해주고 싶은 말

그때 내가 한 것지금 다시 한다면
완벽한 문장 준비하다 기회 놓침60%만 준비되면 일단 말하기
회의에서 차례 기다림"Can I add something?" 연습하기
틀릴까봐 이메일 100번 고침짧고 명확하게, 빠르게 보내기
상대방 반응 보고 의견 맞추기내 의견 먼저 말하고 조율하기

미국 생활에서 영어 실력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이 '문화적 근육'이 생기는 속도가 훨씬 느려. 그리고 그게 더 힘들어.

근데 이게 생기기 시작하면 — 영어도 같이 터져. 이상하게도.

지금 미국 생활 초반이거나, 유학 준비 중이라면 한 번만 물어봐. 나 영어 공부를 하고 있어, 아니면 '미국 사람처럼 생각하는 연습'을 하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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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이미 알고 있잖아.

말 안 해본 거야. 오늘 시작해봐.

트이다 시작하기